매출 $1,770만, 순손실 96% 축소, 현금 $9,440만 — 숫자만 보면 완벽한데, 주가는 왜?

01

실적 발표 전 내가 썼던 전망, 맞았나?

기술력 1등, 비즈니스 3등이라 했다.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

3일 전 실적 발표 직전에 쓴 글에서 나는 세틀로직을 “기술력은 1등, 비즈니스는 아직 3등”이라고 규정했다. 핵심 근거는 세 가지였다. 매출 규모가 경쟁사 대비 너무 작고, 고객 갱신율이 불투명하며, NextGen(현재 멀린으로 리브랜딩) 위성이 나오기 전까진 수익화 경로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

3월 19일 발표된 FY2025 10-K를 열어봤다. 솔직히, 예상보다 많이 좋았다.

연간 매출 $1,770만(+38% YoY)은 내 예상 범위 안이었지만, Q4 단독 매출 $620만이 전년 동기 대비 94% 성장한 건 예상 밖이다. 컨센서스 $383만을 63% 초과 달성한 셈이거든. 순손실이 $1.16억에서 $480만으로 96% 줄어든 것도 인상적이다. 물론 공정가치 변동 같은 비현금 항목이 상당 부분이지만, 영업 레벨에서도 적자가 41% 줄었다.

그래서 “비즈니스 3등” 평가를 수정한다. 2등 정도는 줄 수 있다. 단, 아직 1등은 아닌 이유가 있는데 그건 뒤에서 얘기하겠다.

02

FY2025 숫자 해부 — Q4가 말해주는 것

매출 38%보다 중요한 건 비용 25% 감소다

숫자를 좀 정리해보자.

항목
FY2024
FY2025
YoY
연간 매출
$12.9M
$17.7M
+38%
Q4 매출
$3.2M
$6.2M
+94%
총 운영비용
$64.9M
$48.7M
-25%
영업손실
-$52.2M
-$31.0M
-41%
순손실
-$116.3M
-$4.8M
-96%
Adj. EBITDA 손실
-$33.7M
-$17.4M
-48%
기말 현금
$22.5M
$94.4M
+320%

숫자를 위에서 아래로 읽으면 ‘개선’이다. 그런데 잠깐, 여기서 한 가지만 짚고 넘어가야 한다.

순손실 96% 감소($116.3M → $4.8M)는 눈에 띄는 수치지만, 이건 주로 공정가치 변동 이익(워런트·전환사채 등의 시가 평가) 때문이다. 영업 레벨에서의 개선은 41%이고, Adj. EBITDA 기준으로는 48%. 이 숫자가 진짜 체질 개선을 보여주는 지표다.

더 흥미로운 건 매출 구성이다. 데이터&애널리틱스가 $1,600만으로 전체 매출의 90%를 차지한다. 위성 판매·CaaS는 10%에 불과하다. 이건 좋은 신호다. 반복 가능한 구독형 매출 비중이 높다는 뜻이거든. 지역별로는 북미가 68%를 차지해서 미국 본토 이전 효과가 확실히 나타나고 있다.

💡 Adj. EBITDA란?

Adjusted EBITDA는 이자·세금·감가상각 차감 전 이익에서 일회성 항목(주식보상비, 구조조정 비용 등)을 빼고 계산한 수치다. 회사의 핵심 영업 현금 창출 능력을 보려면 순이익보다 이 지표가 더 유용하다.

내가 실적 발표 전 글에서 “오늘 내가 볼 숫자는 고객 갱신율”이라고 했었다. 그리고 어닝콜에서 나온 수치를 보면 — 알바니아 정부 모니터링 계약이 11개월 연장됐고, 인도 Suhora와 7자릿수 신규 데이터 계약이 체결됐다. 고객이 돌아오고 있다. 이건 PMF(Product-Market Fit) 신호다.

하나 더. 현금이 $9,440만으로 4배 넘게 불어났는데, 이건 매출에서 온 게 아니다. 2025년 10월 $9,000만 공모와 2026년 1월 $3,500만 직접 공모로 채운 거다. 여기서 바로 희석 문제가 나오는데, 이건 리스크 섹션에서 다루겠다.

Q4 매출 $620만을 연간으로 단순 환산하면 $2,480만이다. FY2025 전체 $1,770만 대비 40% 높은 런레이트인데, CFO 릭 던은 어닝콜에서 2026년 애널리스트 추정치가 “보수적”이라는 뉘앙스를 줬다. 공식 가이던스는 없지만, 매출 $2,500만~$3,000만 수준은 충분히 달성 가능해 보인다.

03

멀린(Merlin) — ‘이미지 팔기’에서 ‘정보 팔기’로

이전 글에서 NextGen이라 불렀던 것의 정체가 드러났다

실적 발표 하루 전인 3월 18일, 세틀로직은 차세대 위성군을 공식 브랜딩했다. 이름은 멀린(Merlin). 이전 글에서 “NextGen 30cm 위성”이라고 불렀던 바로 그것인데, 공개된 스펙이 예상보다 야심차다.

핵심을 요약하면 이렇다. “매일 전 지구를 1미터 해상도로 다시 촬영하는 최초의 EO 시스템”, “10개 스펙트럼 밴드(Sentinel-2와 호환)”, “AI 온보드 프로세싱으로 궤도에서 바로 분석”, “위성 간 링크로 실시간 알림과 후속 촬영 연계”

세틀로직 EO

이게 왜 중요하냐면 지금까지 위성 회사들은 “사진을 찍어서 파는” 비즈니스를 했는데, 고객이 특정 지역 촬영을 요청하면 위성을 그쪽으로 돌리고 이미지를 내려보내는 방식이다. 멀린은 이 모델을 완전히 뒤집는다. 촬영 요청 없이 매일 전 세계를 자동 촬영하고, AI가 변화를 감지해서 알림을 보내는 구조다. 위성 가용성을 두고 고객끼리 경쟁할 필요가 없다는 얘기를 CEO 카르기만이 어닝콜에서 직접 했다.

위성 촬영 사진

“무제한 고객이 무제한 사이트를 동시에 모니터링할 수 있다. 이것이 우리가 지구관측에서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것이다.”

— Emiliano Kargieman, FY2025 어닝콜

첫 발사 목표는 2026년 10월, 완전 운용은 2027년 상반기. 그리고 멀린은 “기존 고객 계약으로 완전 자금 조달 완료”라고 했다. 여기서 말하는 핵심 계약이 2025년 4월에 발표된 $3,000만 방산 계약이다.

그런데 한 가지 짚어야 할 게 있다. “Fully funded by customer contracts”라는 표현이 어닝콜에서 두 번 나왔는데, 이건 개발비 전체가 계약 선수금으로 커버된다는 뜻이 아니다. $3,000만 계약의 매출 인식이 멀린 개발 일정과 맞물려 있다는 뜻에 가깝다. 실제 위성 제조·발사 비용은 자체 현금($9,440만 + 2026년 1월 $3,500만)에서 나온다. 이 구분을 안 하면 멀린이 공짜로 만들어지는 것처럼 오해할 수 있다.

멀린과 함께 주목해야 할 건 Aleph Observer다. 2026년 2월에 런칭한 이 서비스는 기존 위성군으로 매일 수백 개 사이트를 자동 모니터링하는 제품인데, 멀린이 완성되기 전에 “지속 감시”라는 가치를 미리 팔기 시작한 거다. 제품을 먼저 만들고 고객을 찾는 게 아니라, 고객 수요를 먼저 확인하고 제품을 확장하는 순서. 이전 글에서 내가 의문을 품었던 PMF 문제가 이걸로 어느 정도 해소된다.

04

$200M 셸프와 희석 — 진짜 리스크 순위

실적은 좋았는데 같은 날 $200M 셸프를 등록했다

여러 리스크 중 가장 경계하는 건 주식 희석이다. 이유가 있다.

세틀로직은 FY2025 실적 발표와 같은 날, SEC에 $2억 규모의 새 셸프 등록(S-3)을 제출했다. 기존에도 $5,000만 ATM 프로그램이 있었고, 2024년 12월 $1,000만 사모, 2025년 10월 $9,000만 공모, 2026년 1월 $3,500만 직접 공모를 연달아 했다. 1년 반 동안 총 $1.65억을 주식 발행으로 조달한 셈이다. 여기에 $2억짜리 셸프가 추가됐다.

💡 셸프 등록이란?

셸프 등록(Shelf Registration)은 SEC에 미리 증권 발행 가능성을 등록해 놓는 것이다. 등록했다고 바로 발행하는 건 아니고, 향후 시장 상황이 좋을 때 빠르게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옵션’을 확보하는 개념이다. 문제는 이 옵션이 존재하는 것 자체가 기존 주주에게 희석 압력으로 작용한다는 점.

계산을 해보자. 현재 발행주식은 약 1.36억 주(2026년 3월 기준). $200M 셸프를 현재 주가 $3.28 기준으로 전액 소화하면 약 6,100만 주가 추가 발행된다. 기존 주주 입장에서 31% 희석이다. 물론 한 번에 다 하진 않겠지만, ATM으로 조금씩 팔 가능성이 높다. Cantor Fitzgerald와 Northland가 ATM 대리인(Sales Agent)인데, 이 두 곳이 동시에 세틀로직에 매수 리포트를 내고 있다는 점도 눈여겨봐야 한다.

나머지 리스크를 정리하면:

높음
주식 희석 (셸프 $200M + ATM 진행 중)

1년 반간 $1.65억 조달, 추가 $2억 옵션 확보. 매출 대비 자본 조달 속도가 압도적으로 빠르다.

중간
멀린 일정 지연 가능성

2026년 10월 첫 발사 목표. 우주 사업에서 일정은 거의 항상 밀린다. 6개월~1년 지연은 시나리오에 넣어야 한다.

중간
매출 집중도

북미 68%, 데이터&애널리틱스 90%. 건강한 구성이지만, 한두 개 대형 계약이 빠지면 매출이 급락할 수 있다.

낮음
현금 소진 리스크 (현재 기준)

2025년 영업 현금 소진 $2,690만. 기말 현금 $9,440만 + 2026년 1월 $3,500만 = 약 $1.3억. 소진 속도 유지 시 4~5년 런웨이. 단기 자금난은 없다.

이전 글에서는 현금 소진을 가장 큰 리스크로 꼽았었다. 이번 FY2025 실적으로 이 우려는 크게 줄었다. 대신 주식 희석문제가 1순위로 올라왔다. 돈이 없어서 망하진 않겠지만, 주주 가치가 나빠질 수 있다는 게 리스크다.

05

월가는 뭐라고 하나

4개 증권사 전부 매수 이상

Cantor Fitzgerald — Overweight, 목표가 $7.00

2026년 2월 20일 커버리지 개시. 비용 우위, 미활용 위성 용량, 우호적 거시환경을 근거로 제시. 다만 Cantor는 ATM 대리인이기도 하다.

Northland Securities — Outperform, 목표가 $5.50

2026년 2월 18일 커버리지 개시. 국가 안보 수요 증가와 정부 계약 파이프라인에 주목. Northland도 ATM 공동 대리인.

Craig-Hallum — Buy, 목표가 $5.00

2026년 1월 21일 커버리지 개시. $3,500만 직접 공모의 공동 배치 대리인(Co-Placement Agent)이기도 하다.

Freedom Capital — Strong Buy, 목표가 $4.50

2026년 3월 11일 커버리지 개시. 기존 궤도 위성 수익화 개선과 서비스 확장을 근거로 제시.

CFO 릭 던 (어닝콜)

“2026년에 flat growth라면 실망스러울 것. 애널리스트 추정치는 우리 내부 기대 대비 보수적이거나 비슷한 수준이다.” 공식 가이던스는 없지만, 사실상 30%+ 성장을 시사한 발언.

CEO 카르기만 (어닝콜)

파이프라인이 “10억 달러 이상의 기회”라고 언급. Palantir, Maxar/Vantor 파트너십, NGA Luno 프로그램, NASA CSDA 계약, Golden Dome 기회를 구체적으로 나열. 특히 미국 방산 시장 진입에 대한 자신감을 반복적으로 표현.

솔직하게 하나 짚겠다. 커버리지를 개시한 4개 증권사 중 3곳(Cantor, Northland, Craig-Hallum)이 세틀로직의 자본 조달 업무를 담당하는 곳이다. 이해충돌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매수 의견이 틀린 건 아닐 수 있지만, 독립적인 애널리스트 커버리지가 아직 부족하다는 점은 투자 판단에 반영해야 한다. Weiss Ratings는 “sell (D-)”를 유지하고 있다.

06

결론

이제 문제는 ‘살 것인가’가 아니라 ‘언제, 얼마에’다

실적 발표 전과 비교해서 내 포지션이 바뀐 부분과 바뀌지 않은 부분을 정리한다.

바뀐 것: 현금 고갈 리스크가 거의 사라졌다. Q4 매출 가속도가 예상보다 강했다. 멀린 브랜딩과 Aleph Observer 런칭으로 “이미지 판매 → 지속 정보 판매” 전환이 실제로 시작됐다. “비즈니스 3등” 평가를 2등으로 올려야겠다 ㅎㅎ

바뀌지 않은 것: 이 주식을 사는 순간 여전히 멀린(구 NextGen) 성공에 올인하는 셈이다. 2027년 상반기 운용 시작 전까지는 실질적인 밸류에이션 재평가가 어렵다. 그리고 $200M 셸프가 머리 위에 걸려있다.

밸류에이션을 한번 계산해보자. 현재 시총 약 $4.4억, FY2025 매출 $1,770만이면 P/S가 약 25배다. Q4 런레이트 기준($2,480만) P/S도 약 18배. Planet Labs(PL)가 시총 $28억에 TTM 매출 약 $2.4억이니 P/S 약 12배, BlackSky(BKSY)가 시총 $6억에 TTM 매출 약 $1억이니 P/S 약 6배. 세틀로직이 압도적으로 비싸다.

그런데 이걸 뒤집어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Cantor 목표가 $7.00(시총 $9.5억)이 정당화되려면 P/S 25배 유지 가정 시 매출 $3,800만이 필요하다. FY2025 대비 115% 성장이다. 말이 안 되는 건 아닌데, 멀린 매출이 인식되기 시작하는 2027년은 돼야 가능하다. 반대로 P/S가 PL 수준(12배)으로 정상화되면, 현재 매출로는 시총 $2.1억, 주가 약 $1.55에 해당한다. 지금보다 53% 하락.

이건 방문자들께 제안 드리는 시나리오임

PL·BKSY를 이미 보유하고 있다면

세틀로직까지 추가할 이유가 약하다. 세 회사 다 “위성 EO → 정부 계약”이라는 같은 테마에 노출돼 있다. SATL만의 차별점(멀린, 비ITAR)이 실적으로 증명되기 전까지는 분산 효과가 거의 없다. PL이 이미 방산 매출 70%+ 성장 중이고, BKSY는 Gen-3 위성군을 확장하고 있다. 세틀로직을 추가하려면, 기존 포지션 일부를 교체하는 방식이 맞다.

우주 테마에 처음 관심을 갖게 된 투자자라면

SATL 단독 매수보다 ETF부터가 맞다. ARKX, UFO, ROKT 같은 우주 ETF에 먼저 노출을 잡고, 섹터를 이해한 뒤에 개별 종목을 골라야 한다. 세틀로직은 시총 $4.4억짜리 초소형주다. 하루 변동폭이 10% 넘는 날이 흔하다. 종목 하나에 기대와 공포를 동시에 걸기엔 변동성이 너무 크다.

이미 SATL을 주시하고 있거나 소량 보유 중이라면

FY2025 실적은 긍정적 확인이지만, 지금 추가 매수를 서두를 이유는 없다. 다음 확인 포인트 두 가지를 기다리는 게 낫다. 첫째, 2026년 10월 멀린 첫 발사 성공 여부. 둘째, $200M 셸프가 실제로 얼마 규모로, 어떤 가격에 집행되는지. 셸프 집행 없이 Q2~Q3 매출이 Q4 런레이트($620만/분기)를 유지하거나 넘기면, 그때가 분할 매수 시점이다.

한 줄로 요약하겠다. FY2025 실적은 “기술력만 좋은 회사”에서 “돈도 벌기 시작한 회사”로의 전환 증거다. 하지만 멀린이 궤도에 올라가기 전까지, 이건 여전히 약속에 대한 베팅이지 실적에 대한 베팅이 아니다.

※ 이 정보는 2026년 3월 22일 기준 데이터를 반영하여 작성하였으며, 이후 시장 상황·실적 발표·환율 변동 등에 따라 수치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주요 재무 수치 출처: Satellogic 10-K(FY2025, 2026.03.19 SEC 제출), 어닝콜 트랜스크립트(Yahoo Finance), 주가·시총은 Investing.com 2026.03.19 기준입니다. 이 글은 투자 권유가 아니며, 최종 투자 판단은 항상 본인의 몫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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